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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소통하는 크리스천(6) 소통은 경험을 남긴다

작성자 : 사람과사회 작성일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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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기억은 결국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병학 목사(주님의 교회 담임, 그레이스 미션 대학교 &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교 교수).

최근 스타벅스가 북미 지역의 매장 약 250곳을 폐점한다고 발표했다. 한인들에게도 익숙한 지역들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폐점의 기준이다. 단순히 장사가 잘되느냐만 보지 않았다. 고객과 직원들에게 스타벅스가 원하는 “스타벅스다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기준이었다.


스타벅스는 오히려 “Back to Starbucks” 전략을 추진하면서 한편에서는 매장을 닫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1,500개 매장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편안한 의자를 놓고, 도자기 컵을 다시 사용하고, 전원 콘센트를 늘린다. 사람들이 커피만 받아서 나가는 곳이 아니라 앉아서 머물고, 대화하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때 어느 지역의 기준이 되었던 스타벅스는 문을 열어 놓았다고 사람이 찾아오는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오래전부터 이런 공간을 “제3의 장소(Third Place)”라고 불렀다. 집이 첫 번째 장소이고 직장이 두 번째 장소라면, 제3의 장소는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게 만나고 관계를 맺는 곳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카페, 교회, 공원 등 어떤 장소를 다시 찾는 이유도 비슷하다. 식당도 음식이 맛있어서 갈 수도 있고 가격이 좋아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래 기억되는 곳은 그곳에서 좋은 경험을 한 곳이다. 나를 알아봐 주던 사람, 반갑게 인사해 주던 사람, 내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던 사람이 있던 곳이다.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은 좋은 시설만이 아니다. 아무리 아름답게 꾸며 놓아도 그곳에서 무시당했다면 다시 가고 싶지 않다. 반대로 조금 불편하고 낡은 곳이라도 나를 반겨 주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찾게 된다. 공간에 대한 기억은 결국 그곳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


우리는 소통이라고 하면 말을 잘하는 것부터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특히 크리스천은 자신이 믿는 것을 잘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방의 말을 듣기도 전에 내가 해야 할 말을 준비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오래 남는 것은 말의 내용만이 아니다.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어떤 대접을 받았는가”라는 경험도 남는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쉽게 판단하지 않았다. 내 이름을 기억해 주었다. 힘들다고 했던 일을 다음에 만났을 때 다시 물어봐 주었다. 아주 작은 일들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경험이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한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삭개오는 많은 사람이 자신을 죄인이라고 불렀지만 예수님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시는 것을 경험했다. 사마리아 여인은 사람들이 피하던 자신의 이야기를 예수님이 들어 주시는 것을 경험했다.

어쩌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소통도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옳은 말을 했는지보다 우리를 만났을 때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대접받았는지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소통은 말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 소통은 경험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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